서울 지역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두 달 연속 최고치를 기록하며 우려를 낳고 있다. 1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서울 지역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35%로 집계되었다. 이는 2019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전체 주택담보대출 중 1개월 이상 원리금 상환이 연체된 대출의 비율을 나타낸다.

 

서울 지역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2021년 12월 0.09%에 불과했으나, 이후 상승세를 타며 2022년 2월에는 0.33%로 올랐다. 지난해에는 연체율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올해 들어서 상승세가 다시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특히, 2022년 12월 0.31%에서 2023년 1월에는 0.34%로 급증한 후, 2월에는 다시 한 번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울 지역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의 상승은 단순히 수치적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서울 지역 주택담보대출은 국내 은행의 전체 주택담보대출에서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서울은 주택 거래가 활발하고 주택 가격도 높은 지역이다. 따라서 서울 지역 연체율의 변화는 전체 대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의 연체율 상승은 그동안 대출을 통해 집을 구입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수요자들의 어려운 상황을 반영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주택구입부담지수(K-HAI)는 지난해 4분기 157.9로, 전 분기인 150.9보다 급격히 상승했다. 이 지수는 주택 구입자들이 소득의 몇 퍼센트를 원리금 상환에 지출하는지를 나타내는데, 서울 지역 차주들이 소득의 약 40.6%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전년 4분기 40.1%, 그리고 2023년 1분기 38.8%에서 다시 상승한 수치로, 서울 지역 차주들의 부담이 여전히 매우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편, 서울 지역에서 임의경매에 따른 매각 소유권 이전 등기가 신청된 건수는 급증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서울 지역에서 임의경매로 인한 매각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 건수는 979건으로, 전년 동기(742건)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임의경매는 대출 차주가 원리금을 3개월 이상 연체하면, 금융기관이 신청하여 부동산을 경매에 넘기는 절차로, 연체가 심각한 상황을 반영한다.

 

이번 연체율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는 것은 코로나19 당시 낮은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들이 최근 금리 상승에 직면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리로 대출을 받은 영끌 차주들이 고정금리 약정 기간이 끝난 후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언급했다.

 

금리가 상승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이 커진 차주들은 대출 연체와 함께 부동산 매각 등의 선택을 고려하게 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는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을 더하며,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의 경제적 어려움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서울 지역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 상승은 단순히 금융기관의 리스크를 넘어서, 사회 전반적인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와 금융기관은 더욱 신중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주택시장과 경제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