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게 뭐라고…스타벅스 컵 하나에 머리채 잡고 '난투극', 미국은 지금 전쟁 중
미국 스타벅스가 연말 한정판으로 선보인 곰 모양 유리컵 '베어리스타 콜드컵'이 출시와 동시에 미국 전역을 뒤흔드는 '대란'의 중심에 섰다. 초록색 모자를 쓴 곰이 스타벅스 로고가 새겨진 컵을 앙증맞게 들고 있는 디자인의 이 컵은 개당 29.95달러, 우리 돈으로 약 4만 4천 원에 판매됐다. 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폭발적인 인기에 출시 첫날 새벽부터 매장 앞은 컵을 손에 넣으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고, 문을 열자마자 순식간에 동이 나면서 수많은 이들이 빈손으로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컵을 구하기 위한 소비자들의 사투는 그야말로 전쟁을 방불케 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새벽 3시에 일어나 '오픈런'을 감행했지만 결국 실패했다"는 허탈한 후기가 봇물처럼 쏟아졌다. 자신을 16세라고 밝힌 시드니 토마스는 무려 여덟 군데의 매장을 돌아다닌 끝에 간신히 컵 하나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며, "이 컵을 너무나 갖고 싶었고, 얻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생각이었다"고 말해 그 치열했던 분위기를 짐작하게 했다. 단순한 상품을 넘어, 반드시 손에 넣어야만 하는 '사냥감'이 된 셈이다.

과열된 인기는 결국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추태로까지 번졌다. 일부 매장에서는 마지막 남은 컵을 차지하기 위해 고객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고 거친 몸싸움까지 벌어지는 영상이 촬영되어 온라인상에 빠르게 퍼져나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웃돈을 붙여 되파는 '리셀러'들도 기승을 부렸다. 정가 4만 원대의 컵이 온라인 중고 장터에서는 최대 20배에 가까운 550달러, 약 80만 원에 거래되는 등 비정상적인 시장이 형성됐다. 이를 지켜본 누리꾼들은 "다 큰 어른들이 컵 하나 때문에 싸우는 게 한심하다", "그냥 인터넷으로 다른 예쁜 곰돌이 컵을 사면 될 일"이라며 혀를 찼다.
결국 한정판 컵을 둘러싼 소비자들의 불만과 항의가 빗발치자 스타벅스는 공식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스타벅스 측은 사과문을 통해 "이번 신제품에 대한 수요가 우리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었다"고 설명하며, "많은 고객에게 실망감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말의 즐거운 분위기를 위해 출시했을 한정판 상품이 오히려 소비자들의 분노와 실망감만 키우고, 추악한 암시장까지 형성하는 결과를 낳으면서 브랜드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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