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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먼저"…'대인배' 최형우, KIA와 의리 지킬까?

 KIA 타이거즈와 최형우의 동행은 2017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FA 시장의 최대어였던 최형우에게 KIA는 4년 100억 원이라는 KBO리그 최초의 거액을 안기며 영입에 성공했다. 최형우는 이적 첫해부터 타율 0.342, 26홈런, 120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통합 우승을 이끄는 등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2020년 시즌 후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을 때는 3년 47억 원에 계약하며 KIA와의 인연을 이어갔다. 비록 계약 직후 2년간 부진하며 '먹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2023시즌 화려하게 부활하며 1+1년 22억 원의 비FA 다년 계약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2024시즌, 또 한 번의 통합 우승을 맛보며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어느덧 42세의 베테랑이 된 최형우는 올 시즌에도 13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7, 24홈런, 86타점, OPS 0.928이라는 믿기지 않는 성적을 기록했다. 40대에 접어든 나이에도 2년 연속 20홈런과 OPS 0.9 이상을 달성하는 등 여전히 팀의 중심 타자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내년 시즌 KIA 타선은 외국인 타자의 합류 여부와 포지션, 그리고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력 등 여러 변수를 안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는 최형우의 존재는 팀에 안정감을 더하는 필수적인 요소다.

 


세 번째 FA 자격을 얻은 최형우와 KIA의 재계약은 긍정적으로 전망된다. 최형우 스스로가 계약 조건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스타일이며, 2년 전 비FA 계약 당시에도 후배 선수들의 계약을 먼저 챙겨달라고 구단에 요청할 만큼 팀에 대한 애정이 깊다. 또한, FA 시장에 나왔지만 타 구단으로 이적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선수 본인의 KIA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구단 역시 팀의 상징적인 선수이자 여전히 뛰어난 기량을 보유한 최형우를 놓칠 이유가 없다.

 

다만, KIA는 최형우 외에도 5명의 내부 FA 선수를 더 붙잡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실적으로 6명 모두를 잔류시키는 것은 어려운 만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3년 전과 마찬가지로 최형우의 계약이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그의 기량과 팀 내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구단은 짧고 굵은 계약을 통해 그에 걸맞은 확실한 대우를 해줄 것으로 보인다. 최형우와 KIA의 아름다운 동행이 계속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